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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빨(좌익빨갱이)
<최규영의 잡동사니>
2009년 03월 24일 (화) 10:49:35 박용근 기자 dailyjeonbuk.com
이명박 정부는 들어설 때부터 이념을 떠나 실용을 추구하는 정부라고 자칭하였다. 하지만 한 번도 실용정부다운 모습은 보여주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며 반대하는 국민들은 좌파라고 부르며 이념적으로 매도하기를 서슴지 않았다.

작년 촛불정국 당시 신영철 서울중앙법원장이 시위자들의 재판에 간여하여 압력으로 느낄만한 행동을 했다고 한다. 우리나라 헌법에는 법관은 법과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판결한다고 했으므로 지금까지 보도된 내용으로 보면 신영철(현 대법관)의 개별 법관의 재판에 관여하여 압력을 행사한 행위는 헌법을 유린한 행위로 탄핵감이라는 것은 상식이다.

그런데 해괴한 것은 한나라당이나 일부 수구언론의 행태이다. 이번 사건의 본질은 좌파 판사와 좌파언론의 사법부 흔들기라는 주장이다.

그런 주장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신영철 대법관은 잘못이 없는데 좌파 판사나 언론이 괜히 모함하고 물어뜯는다는 사실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서도 이처럼 본질은 외면하고 색깔론으로 몰아가려는 태도는 국민을 아예 바보로 보는 오만불손한 태도이다.

좌파란 좌익(左翼)에서 온 말로 좌익과 우익은 1792년 프랑스혁명 당시 국민공회에서 의장석을 중심으로 급진파인 자코뱅 당이 왼쪽 자리에, 온건파인 지롱드 당이 오른쪽에 앉은 데에서 유래한 말이다. 그런데 뒤에는 마르크스의 자본론에 의하여 노동자혁명을 주장하는 사람들을 좌익이라고도 불렀다.

공산주의자들은 붉은 색을 좋아했다. 처음으로 공산혁명에 성공한 러시아는 소비에트를 건국하며 붉은 바탕에 낫과 망치를 그린 국기를 사용하고 자국의 군대를 '붉은 군대'라 불렀다. 중국공산당도 이를 모방하여 붉은 바탕에 별 다섯을 그린 오성기를 만들었고, 북한의 인공기는 상하에 푸른 띠는 둘렀을지언정 역시 붉은 바탕에 별 하나가 그려져 있다.

그래서 공산주의자를 비하 또는 혐오하는 말로 '빨갱이'라는 말이 등장하였다. 특히 우리나라는 광복이후 좌우갈등과 6.25전쟁을 치룬 까닭에 유난히 빨갱이라는 말의 의미가 심각하다. 심지어 "말이 많으면 빨갱이"라고도 했다. 말이 옳건 그르건 빨갱이라고 지목된 사람은 성사 처형은 모면한다하더라도 심한 불이익을 당했다.

그러니 잘못하면 빨갱이로 몰릴 판이라 누구라도 이념에 관해서는 언급하기를 꺼렸다. 이러기를 60여년이나 되다보니 국민들의 정서에는 붉은 색 기피현상인 '레드 콤플렉스'가 자라왔다. 그런데 군사독재시절을 겪으면서 일부 운동권 학생들을 중심으로 독재정권을 타도하기 위한 방법으로 이념 도입이 시도된다.

이에 당시 정부는 이들을 국가보안법 등으로 엄중히 처벌하지만 '인혁당사건'이 나중에 재심에서 무죄가 된 것처럼 그들의 실체가 공산정권과 연결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당시 독재정권은 이를 빌미로 정부에 반대하는 세력은 모두 빨갱이로 매도하며 몰아세웠다.

우여곡절을 겪은 뒤 우리나라가 민주화되고, 정권교체가 되면서 당시 운동권들이 정부를 비롯하여 사회 각층에 진출하자 보수 정치인들과 수구언론들은 하나같이 이를 좌파, 또는 좌빨이라 몰아세웠다. 상당수 국민들은 정확한 진상도 모른 체 이들의 주장에 세뇌되어 갔고, 당시의 참여 정부까지도 좌파정부라고 인식하기에 이르렀다.

국민의 레드 콤플렉스를 집요하게 파고든 보수세력의 선전전의 승리였다.
그런데 좌파정부의 정확한 어의는 부자들이나 기득권층에게 부담을 더 지워 가난한 자들을 돕는 사회안전망을 확충하는 북유럽식 사회주의 정부를 이르는 말인데 참여정부는 유럽식 개혁은커녕 우파정부나 할 시장개방이나 한미 FTA 체결 등의 정책을 취한 실질적 우파정부였다. 그러나 보수세력은 내용은 문제 삼지 않는다. 국민의 레드컴플렉스만 자극하면 어지간한 잘못은 묻힌다고 보고 아직도 열심히 색깔논쟁이나 일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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