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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수찬 칼럼] 중국 헝다 그룹 사태를 보며
2021년 10월 11일 (월) 21:14:26 채수찬 경제학자 • 카이스트 교수
   
     

중국의 부동산재벌 헝다그룹이 채무불이행 상태로 들어가고 있다.

회사를 정리하더라도 자산가치가 부 채보다는 클 거라는 분석도 있지만, 보유자산의 가치는 시장상황에 따라 더 내려갈 수 있으므로 실질적인 파산상태로 봐야 할 것이다.

사회적으로 해결해야할 문제는, 발생할 손실을 최소화하고, 이미 발생한 손실 을 여러 이익집단들 사이에 나누어 떠맡기는 일이다.

중국정부는 헝다그룹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문제의 뿌리는 부동산부문의 급속한 팽창, 그 중에서도 과도한 건설사업이다.

헝다그룹은 선분양금 등 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여 개발사업을 시작한 뒤, 건설비와 이자비용을 단기자금으로 돌려막는 취약한 재무 구조를 가지고 있다.

중국정부가 부동산 과열을 진정시키기 위해 대출을 제한하기 시작하자, 부채가 수백 조원에 이르는 헝다그룹의 현금조달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당장 갚아야할 이자를 지불하지 못하게 되자, 일단 위안화 부채에 대한 이자는 지불하고 달러화 부채에 대한 이자 지불은 미루고 있다는 보도가 있다.

중국 금융시스템 내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먼저 해결하고자 함일 것이다. 그러나 이런 접근에는 큰 문제가 있다.

앞으로 달러화 자금조달이 어려워져서 다른 기업, 다 른 산업들의 자금조달 비용이 올라 갈 것이다. 중국의 고도성장은 해외자금의 유입 없이 지속될 수 없다.

중국의 금융시스템은 이미 글로벌 금융시스템 안에 들어와 있다. 글로벌 금융시스템의 일부다. 이를 뒤 집어서 보면 헝다그룹사태로 인한 불안은 글로벌 금융시장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 사태는 중국정부가 독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고 여러나라 정부들이 관심을 가지고 대처해 나가야 될 문제가 된다.

이점을 놓쳐서 2000년대 후반에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 초반에 글로벌 금융시스템을 운용하는 사람들이 실수했던 적이 있다.

헝다그룹사태는 중국정부가 거시적 문제를 선제적으로 해결하려는 과정에서 발생한 미시적 문제이므로 당장 금융위기나 경제위기로 발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헝다그룹사태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고 지나가서 위험요소를 더 키우는 게 장기적으로는 더 큰 위기로 가는 길이다.

그런데 우리가 모르는 게 하나 있다. 중국 기업들의 부실의 전체적 크기다.

고도성장에 따른 부실의 크 기가 이미 어떤 임계점을 넘고 있다면 이번 사태가 헝다그룹으로 끝나지 않고 다른 기업들로 파급될 것이다.

또 부동산부문에서 끝나지 않고 다른 부문으로 파급될 것이다.

중국정부는 이미 신기술분야 곧 「테 크」기업들에 대해 제동을 걸기 시작하였는데, 이는 정치적인 조치일 뿐만 아니라 경제적 조치일지 모른 다.

테크분야의 거품을 해소하려는 것이다. 중국지도부는 고도성장의 지속으로 자신들의 정치적 위상을 강 화하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제적 구조조정에 돌입한 것은 그만큼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일 수도 있 다. 이 모든 일들이 한국 사람들에게는 낯익은 일로 느껴진다.

1990년대말 외환위기 해결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웠기 때문이다. 덕분에 지금은 서해바다 건너편을 어느정도 여유를 가지고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역설적인 일이지만, 중국은 한국의 외환위기 즈음에 재벌과 유사한 기업집단 시스템을 도입하기 시작하였 다.

재벌이든 기업집단이든 이들의 주된 역할은 주요 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여 고도성장을 뒷받침하는 일이다.

한국이 겪은 재벌들의 과잉투자 문제를 중국이 이제 겪고 있다. 한국경제는 오랜동안 재벌들에게 의존하였다.

중국이 벌써 기업집단 시스템의 활용가치가 끝났다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를 견제하고 관리하려는 노력을 시작한 것은 분명하다.

흔히 말하듯 시진핑 주석은 중국을 중앙집권적으로, 사회주의적으로 회귀시키고 있는가.

그렇게 볼 수 도 있지만, 시장경제 운용이 야기하는 문제들을 사후적으로 또는 선제적으로 완화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어차피 금융위기해결은 중앙집권적으로, 사회주의적으로 하라고 매뉴얼에 쓰여져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채 수 찬 • 경제학자 • 카이스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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