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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이 아니라 빚더미를 분양 받았네···"
전북중앙신문 = 이신우 기자
2019년 09월 10일 (화) 08:52:14 전북중앙신문 http://www.jjn.co.kr
   
   

전국 곳곳에 ‘분양형 호텔’이 난립하고 있다.

분양형 호텔은 객실을 일반인들이 분양 받아 운영대행사에 대행을 맡겨 투자수익을 얻어내는 구조다.

전북에서도 오래 전부터 ‘분양형 호텔’의 투자수익을 두고 말들이 많았다.

사업자들은 ‘소규모 투자로 큰 수익을 얻게 해주겠다’며 투자자(수분양자)들을 끌어 모았고 이로 인한 피해 사례도 잇따랐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분양형 호텔에 투자했다가 피해를 호소하는 글들이 도배돼 있다.

거품 낀 수익률에 속아 섣불리 투자했다가 고스란히 피해를 껴안는 투자자들의 심정과 불안한 사업구조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들이 빼곡하다.

하지만 분양형 호텔의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관련 제도 또한 미흡한 실정이다.

분양형 호텔 투자자 피해의 실태와 문제점 등을 들여다본다. /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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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형 호텔의 개념과 등장배경  

분양형 호텔은 지난 2012년 정부가 관광숙박업 활성화 방안으로 규제를 완화하면서 수익형 재테크 수단으로 등장했다.

전주시내에는 지난 2015년 완산구 고사동에 들어선 전주R호텔이 전주 최초 분양형 호텔로 이름을 올렸다.

서노송동 전주시청 앞 분양형 호텔인 B호텔은 내년 준공을 목표로 신축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다가동의 J호텔도 현재 분양형 호텔 영업을 하고 있다.

덕진구 송천동의 OO레지던스 호텔은 분양형 호텔을 신축하려 했으나 사업성 부족으로 미착공 상태로 남아있다.

분양형 호텔은 호텔사업이라기 보다 일반 숙박업에 투자하는 개념이다.

각 객실을 일반인들이 분양 받아 운영대행사에 대행을 맡긴 뒤 투자수익을 얻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구분 등기를 위해 투자자들에게 객실별 소유권을 부여하고, 운영계약은 임대차 형식이 아닌 위탁운영 계약 방식을 따르고 있다.

관광호텔은 관광진흥법을 따르고 있지만 분양형 호텔은 공중위생관리법에 따라 일반 숙박업으로 신고해 운영하고 있다.

시설 기준이 엄격한 관광호텔은 분양 자체가 되지 않지만 분양형 호텔은 일반 숙박업에 해당되기 때문에 분양이 가능하다.

분양형 호텔이 등장한 배경은 부동산 시장의 침체, 관광산업 육성정책과 깊게 관련돼 있다.

지난 2008년 세계금융위기가 지나고 부동산 침체를 거쳐 오면서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이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하지만 오피스텔의 과잉공급, 중국 등 외국인 관광객의 급증은 분양형 호텔을 새로운 투자의 대안으로 떠오르게 만들었다.

문제는 과도한 수익률을 내세우는 분양형 호텔에 잘못 투자할 경우 함정이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호텔마다 투자금액에 대한 확정수익률 보장을 내세우고 있지만 시간이 흐를 경우 호텔 운영 상황에 따라 약속된 수익률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부 사업자들은 연 8~10% 이상의 수익률을 보장한다며 투자자를 끌어들이지만 사실상 이 수익률을 보장받기는 쉽지 않은 것이 일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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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의 분양형 호텔은?  

전북지역에도 분양형 호텔이 들어섰거나 신축되고 있다.

운영중인 대표적인 분양형 호텔은 전주시 완산구 고사동의 전주R호텔이다.

지난 2015년 5월 분양신고를 마치고 준공했으며 당시 전주 최초 분양 호텔, 특급호텔을 내세웠다.

하지만 분양형 호텔을 신축하기 전부터 모델하우스를 개설하고 고수익 보장을 전면에 내세운 분양광고로 갖가지 문제점이 노출됐다.

모집 초기 ‘6천만원 실투자금으로 연 14%의 수익률을 10년간 보장한다’며 투자자를 끌여들였다.

분양형 호텔의 전형적인 투자 유인책을 시도한 셈이다.

건축물의 분양에 관한 법률 5조와 6조에 따르면 분양사업자는 분양신고 수리를 통보 받은 이후 분양광고에 따라 분양 받을 자를 공개 모집해야 한다.

하지만 당시 건축주와 분양대행사 등은 사전 분양업무를 진행해 언론의 질타를 받았다.

건축허가 이전부터 분양사무실을 차리고 투자자들로부터 ‘투자 의향서’를 받았기 때문이다.

분양을 위해서는 건축허가를 승인 받고 착공신고 승인, 분양심의 승인 절차 등을 거쳐야 하는데 이를 지키지 않은 것이다.

당시 분양형 호텔 사업자는 한옥마을 관광객과 부족한 숙박시설 등을 고려할 때 소규모 투자로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이처럼 대부분의 분양형 호텔 수익률에는 함정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수익률 8~10% 보장’을 장담하고 있지만 이는 일반적으로 1~2년간의 수익률에 해당될 뿐이다.

대부분의 사업자는 초기 1~2년 수익률 보장 이후 5년 미만의 기간 동안 4% 정도의 최소 수익률을 보장한다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수익률 8~10% 보장’이라는 것은 투자자를 유혹하기 위해 과대 포장된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분양형 호텔은 대출을 받아 실투자 금액이 50%일 때 대출 연이율을 4~5%로 설정해 수익률이 10%이상 발생한다고 하지만 이 경우 대출이자가 변동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분양형 호텔 사업자들은 연간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소비자들을 끌여들여 투자금을 받은 뒤 수익금을 지급하지 못해 파산하는 경우도 많다”며 “빠른 시일 내에 소비자 보호를 위한 규제 등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분양형 호텔 투자로 피해를 호소하는 글이 게시판을 도배하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분양형 호텔이 사회 문제화 되면서 열에 일곱은 소송이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져… 안타깝게도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수익률은 환상에 가깝다는 게 현실… 분양형 호텔에 투자를 권유하는 사업자들은 대개 투자자 수익률과 입지의 장점만을 부각해 보여준다… 보통 1~2년간 10% 안팎의 연간수익률을 보장한다고 강조하고 있는데 실제로 보장기간 수익률이 채 5%도 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투자자에게 알려주지 않고 있다”라는 글들이 빼곡히 올라와 있다.

분양형 호텔 투자와 관련 실제 피해자가 입은 피해 사례와 대책을 호소하는 글도 적나라하게 게시돼 있다.

“분양형 호텔과 관련 전국적으로 120곳이 넘는 곳에 투자자들이 빚더미에 앉아 고통 받고 있습니다… 제발 법 정비와 분양자들을 보호할 수 있게 도와 주십시요…”라며 하소연 하고 있다.

또 “해당 호텔은 준공 기일을 18개월 미뤄져 영업을 시작했지만, 시공사에 지불하지 못한 부채가 150억원 넘게 남아 있어 수익은커녕 은행 이자만 내고 개인파산 위기에 내몰렸습니다”라는 가슴 아픈 사연도 눈에 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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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피해 구제방안 대책 시급 

분양형 호텔에 투자했다가 낭패를 본 피해자들에 대한 구제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공사가 진행됐다가 시행사가 경영위기에 빠지거나 도산할 때도 구제 방안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

30가구 이상 공동주택을 건설할 경우 의무적으로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제공하는 분양보증을들어야 한다.

하지만 분양형 호텔은 보증보험 의무가입에서도 예외가 되고 있다.

전주시청 앞에 신축되고 있는 분양형 호텔인 B호텔은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다.

현재 건물 신축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투자자들을 위해 한국자산신탁에서 안정적인 자금 관리와 분양관리를 맡겼기 때문이다.

100% 분양을 마친 B호텔은 준공 시점까지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했다.

문제는 분양형 호텔에 대해 분양광고가 가능한 시기와 단계를 규정해 놓았지만 광고 내용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장치가 없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분양형 호텔의 과장광고를 사전에 제재할 방안과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입법사항이 부족하다면 국회와 논의를 통한 입법을 통해서라도 구제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 같은 지적이다.

현재까지 나와 있는 과장광고 피해 방지 수단으로는 공정거래위원회 제재가 유일하다.

투자자들이 계약 전 개별적으로 수익률을 판단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과장광고를 사전에 제재할 수 있는 법적·행정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아직 분양형 호텔에 대한 제재나 적발이 매우 미미한 실정으로 공정위가 직권으로 조사를 할 수도 있지만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진행된 적이 없는 상태다.

정부는 분양형 호텔 정책을 관광산업 육성이라는 목적으로 시행했지만 각종 폐해에 대해서는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또 다른 문제는 허기기관이 건축물의 적법 여부만을 따져 사용승인허가를 해주기 때문에 이 같은 일이 반복해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는 호텔 허가권을 가진 기초자치단체의 사용승인 허가에 철저한 검증 절차를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건축물에 대한 적법 여부만을 따져서 사용승인허가를 해줄 것이 아니라 투자자들로부터 민원을 접수했을 경우 제기한 의혹을 말끔히 해소한 뒤에 허가를 내줘야 한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국토연구원 이형찬 연구위원은 “분양형 호텔 등 비주거용 부동산에 대한 소비자 보호를 위해서는 분양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며 “생활형 숙박시설 중 바닥면적 합계가 3000㎡ 미만이더라도 30실 이상이면 분양신고를 의무화하는 절차가 요구된다.

분양광고 규정을 강화하고 거짓ㆍ과장광고 관련 해약 근거를 분양계약서에 명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신우기자 lsw@   ▲(BOX) 분양형 호텔 분양 100% ‘베스트웨스턴 호텔’   전주시내에는 투자자들의 피해 사례와 달리 100% 분양을 마치고 한창 공사가 진행중인 분양형 호텔도 있다.

전주시 서노송동 시청 앞 베스트웨스턴 호텔은 내년 6~7월 준공을 기다리고 있는 분양형 호텔이다.

이 분양형 호텔은 세계 최대의 다국적 호텔 체인으로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지난 2017년 국내 최초로 전주에 분양형 호텔을 런칭했다.

지난 2013년 군산 새만금 지역에도 호텔을 오픈했다.

이 호텔은 지난 2017년 11월 분양신고를 마쳤다.

신탁사를 잡아야 분양신고를 할 수 있기 때문에 한국자산신탁주식회사에 신탁을 맡겼다.

이 곳에서 안정적인 자금 관리와 분양관리를 맡고 있다.

이 호텔은 지하 5층 지상 14층의 숙박시설 249실, 오피스텔 98실로 구성됐다.

올들어 지난 7월 현재 지상 5층 골조공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공정률은 30% 정도다.

이 호텔은 전주시에 연간 1천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는 장점, 부족한 호텔을 겨냥해 수익성을 점쳐왔다.

특히 전주가 한옥마을 등 대표적인 국내관광도시로 국내는 물론 해외 관광객들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다는 점, 몰려드는 관광객을 수용할 수 있는 호텔이 부족하다는 점 등이 분양형 호텔 건립으로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전주시청 앞 B호텔 인근의 한옥마을에는 수많은 관광객이 찾아올 정도로 명성이 자자하다.

매년 4~5월께 열리는 전주국제영화제를 비롯한 각종 축제와 행사도 관광객을 견인하는 요인이다.

게다가 전북혁신도시가 자리잡고 있고 전주산업단지에 기업체들이 몰려있어 관광객과 비즈니스 수요층을 타깃으로 삼는 이점이 있다.

이처럼 이 호텔은 철저한 수익성을 분석한 뒤 입지를 정하고 투자자들을 모집했다.

당시 호텔 분양 업무를 맡아 100%의 분양률을 기록한 양정환 대표는 “전주지역에서도 수분양자들에게 인기가 많았지만 서울에서 더 유명세를 탔다.

전체를 100%로 놓고 볼 때 서울지역에서 60% 전주나 익산지역에서 40%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주는 면적대비 인구가 밀집돼 있고 관광객이 많은데다 도시 규모에 비해 분양형 호텔의 공급이 적었다”며 “제주나 부산, 서울 등 수도권을 빼고 전주의 수요층이 두터웠다”며 당시를 기억했다.

/이신우기자 l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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