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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귀국선(歸國船) ‘우키시마호’..8천여명 희생, 그 진실은?
2019년 08월 09일 (금) 09:11:16 김석기 전북동부보훈지청장
   
     

1945년 8월15일 정오, “짐은 제국정부로 하여금 미․영․소․중 4개국에 대하여 그 공동선언을 수락할 뜻을 통고케 하였다.” 일왕 히로히토는 떨리는 목소리로 ‘무조건 항복’을 선언한다.

태평양전쟁의 종식과 함께 우리 민족도 일제강점에서 벗어나 빛을 되찾는 순간이었다.

광복은 내 땅에서 내 의지대로 우리의 말과 글과 노래를 마음껏 쓰고 부를 수 있다는 서글픈 감격이었다.

해방이 되자 귀국 물결이 일렁거렸다. 시모노세키· 상하이·다롄·블라디보스토크 등지에서, 조국을 그리며 눈물짓던 강제동원자·징집자·종군위안부 등 300만 동포가 귀국하기 위해 모여들었다.

돌아오네 돌아오네 고국산천 찾아서/ 얼마나 그렸던가 무궁화 꽃을/ 얼마나 외쳤던가 태극 깃발을/ 갈매기야 웃어라 파도야 춤춰라/ 귀국선 뱃머리에 희망도 크다/(1절 가사)

1945년 가을, 기쁨과 서러움 그리고 희망이 교차하는 부산항 제1부두의 풍경은 훗날 ‘귀국선’(歸國船)이라는 노래에 실려 널리 회자됐다.

징용, 징병 등으로 죽기 일보직전의 힘든 생활을 해오던 동포들은 그토록 그리던 부모형제와 조국에서 잘 살아보겠다는 부푼 꿈을 안고 귀국선을 타고 돌아갈 날만을 기다렸다.

   
     

첫 귀국선은 일제가 제공한 특수수송선이었다. 일제는 강제징용된 조선인들이 전범재판 과정에서 폭동을 일으킬 것을 우려하여 이들을 극비리에 송환하기로 한다.

드디어 1945년 8월22일 10시 조선인 강제징용자 등 8,000여명을 태운 귀국선 1호 ‘우키시마호’가 부산을 향해 오미나토항을 출항한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우키시마호’는 부산이 아닌 일본 해안선을 따라 남하하다가 출항 이틀 후인 8월 24일 돌연 일본 중부 연안에 있는 마이즈루항에 입항하려다 원인모를 폭발로 침몰하고 만다.

귀국선 1호 ‘우키시마호’는 수천 명의 목숨을 앗아간 채 사라져 버렸다.

당시 일제는 조선인 524명이 희생됐다고 밝혔을 뿐 정확한 탑승자 명단과 사고 경위도 공개하지 않았고, 사고 후 수년 동안 선체 인양과 유해 수색을 미루는 등 진실을 철저히 베일 속에 가려왔다.

선체에 다량의 폭발물이 실려 있었다는 일제의 기록과 폭발 직전 일본 승무원들은 모두 배에서 빠져 나갔다는 생존자들의 증언은 무엇을 말하는가.

아직도 진실규명이 안된 채 74년의 세월 속에 묻혀있는 ‘우키시마호’ 그리고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

그렇게 첫 귀국선은 돌아오지 못했다. 사랑하는 가족들을 떠올리며 “고국으로 돌아간다”는 희망으로 배에 올랐던 수많은 조선인 강제징용자들이 억울하게 수몰된 것이다.

그들에게 조국의 광복이란 감격 그 자체였을 것이다.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그 날의 참혹했던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 진다고 한다. 만시지탄이다.

우리가 ‘타이타닉호’는 알아도 정작 우리 동포들이 희생된 ‘우키시마호’는 잘 몰랐던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정확한 진상이 밝혀지고 사과와 배상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렇게 얽힌 매듭을 한 올 한 올 풀어나가야 한다.

광복절이 지척이다. 과거사 반성 없이 갈등만 키우는 아베정권의 이율배반이 브레이크 없이 질주하고 있다.

한 장의 사진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1970년 12월,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폴란드 바르샤바 유대인 학살 위령탑 앞에서 무릎을 꿇고 침묵으로 씻을 수 없는 죄에 대해 용서를 구하는 독일 총리 ‘빌리 브란트’. 유럽의 언론들은 ‘오늘 브란트 총리는 무릎을 꿇었지만, 오늘 독일은 다시 일어섰다.’고 평가했다.

"인간이 말로써 표현할 수 없을 때 할 수 있는 행동을 했을 뿐이다.”는 그의 말은 진정한 사과와 용기가 무엇인지를 느끼게 해준다.

/ 전북동부보훈지청장 김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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