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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대한민국 100년의 시작, 1919년 4월 11일
2019년 04월 10일 (수) 07:44:48 김석기 전북동부보훈지청장
   
   

3․1운동의 거대한 불길이 일제의 무자비한 탄압으로 사그라질 즈음, 독립에의 열망은 민족의 염원을 이끌 통합조직을 만들기 위해 다시 불타올랐다.

드디어 1919년 4월 10일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10시까지 12시간 동안 이어진 마라톤회의에서 ‘대한민국’이라는 국호와, 내각구성, 임시헌법이 마련되고, 대한민국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2019년 4월 11일, 100년의 세월이 흘렀다.

사실 지난해까지 정부에서는 4월 13일에 임시정부수립 기념식을 거행해 왔다. 그것은 1989년 12월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기념일’을 제정하면서 ‘조선민족운동연감’에 임시정부 수립을 선포하였다고 기록된 4월 13일을 기준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1990년 첫 번째 국가기념식 이후부터 실제 임정에서 활동했던 분들을 중심으로 기념일 날짜가 옳지 않다는 의견이 개진되었고 임정의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진 2006년부터 학계에서 문제를 제기하여 논란이 지속되어오다 비로소 작년에 정책연구용역, 학술심포지엄 등 여러 과정을 거쳐 4월 11일로 바로잡았다.

당초 4월 13일설의 근거가 되는 “조선민족운동연감”은 “한일관계사 사료집” 제4권 3장 ‘독립운동에 관한 약사’의 4월13일조를 거의 그대로 가져다 쓴 것이나, 사료집의 4월 13일조 부분에는 여러 날에 걸친 일이 함께 기록된 것으로 사료적 근거가 미약하다.

한일관계사 사료집에서 ‘정부수립을 공포했다’는 것도 임시의정원 기사록을 보면 사실은 국내의 국민대회를 의식하여 임시의정원이 이미 성립되었다는 것을 내외의 동포들에게 널리 알리자는 안을 의결한 것이었지 임시정부 수립을 선포한 것은 아니었으며 그 날짜도 4월 13일이 아닌 4월 23일이다.

그렇다면 왜 4월 11일 인가? 대한민국임시정부는 임시의정원 회의를 통해 수립되었고, 그 과정이 <대한민국임시의정원기사록 第1回集>이란 기록으로 남아 있다.

이에 의하면 회의는 4월 10일 밤 10시에 개회하여 밤을 새워가며 계속되었고, 4월 11일 상오 10시에 폐회하였다고 하여 한국임시정부는 4월11일에 수립되었음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날 임시의정원이 밤샘 회의를 통해 제정한 ‘임시헌장’은 10조항으로 짧지만 근대 헌법의 요소는 다 갖췄다.

뿐만 아니라 오늘날 대한민국 헌법의 원형을 담아냈다. 임시헌장 제1조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제로 함’이다. ‘대한민국’이라는 국호를 확정한 것도 이날이다.

임정이 1922년 만든 달력인 <大韓民國4年曆書>를 보면 4월 11일이 ‘헌법발포일’이라는 이름으로 국경일로 표시되어 있는데, 이 달력은 4월 11일이 국경일로 승격될 것을 예상하고 미리 인쇄한 것으로 보인다.

국경일이든 기념일이든 성격에 관계없이 4월 11일이 임정 수립일자인 것을 확실히 알려주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국내로 환국한 이후에도 기념식을 거행하였는데, 1946년과 1947년에 창덕궁 인정전에서 ‘입헌기념식’이란 이름으로 기념식을 거행하였다.

임시정부에서 임정요인들은 4월11일에 기념식을 거행했다는 근거자료가 나옴으로써, 최소한 임정요인들은 임시정부수립을 4월 11일로 인식했다고 볼 수 있다.

기념일은 우리의 ‘자기인식’이 중요하며, 그것을 제약하는 특별한 법적 기준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1990년 이후 28년이나 4월 13일에 기념행사가 실시되었다는 사실은 분명 일정한 의미를 가지지만,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해 기념일을 ‘실체’에 부합하도록 4월 11일로 바로잡은 것은 매우 큰 의미를 지닌다.

2019년 4월 11일, 드디어 바로 잡은 기념일에 100주년 기념식이 열린다. 정부 공식 기념식은 19시 19분에 여의도공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전라북도에서도 4월 11일 10시에 전주 동헌에서 광복회 전북지부 주관으로 기념식이 열린다. 기념식이 열리는 풍락헌이라고 불렸던 전주 동헌은 하마터면 영영 우리 곁을 떠날 뻔했다.

일제강점기 민족말살정책으로 매각, 철거되었는데, 당시 동헌을 구입한 전주유씨 가문에서 이를 완주군 구이면으로 옮겨 문중의 제각으로 사용하다 2009년 75년 만에 전주한옥마을로 되돌아 왔다. 민족의 아픔과 굴곡이 묻어 있는 역사의 현장 그 자체다.

동헌 옆에는 상해 임시정부에 독립운동자금 수 만원을 아낌없이 기부해 조국의 독립을 지원했던 장현식 선생 고택도 자리하고 있다.

이렇듯 굴곡진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항일의 터에서 대한민국임시정부 100년의 기억을 되돌아본다는 것은 과거의 치욕을 잊지 말자는 다짐이요, 다시는 이런 아픔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각오가 아닐까 싶다.

무수한 희생과 헌신으로 이룩한 대한민국 100년, 4월 11일. 단 하루만이라도 우리의 뿌리이자 우리의 정신인 대한민국임시정부를 기억하는 하루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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