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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수필] 전주 콩나물국밥.....이윤상
2017년 08월 11일 (금) 06:12:30 이윤상 행촌수필 , 안골은빛수필문학회

- 전주 음식이야기 (1)-

예로부터 전주는 맛의 고장으로 알려졌다. 전라북도는 물론 전국 어디를 가든지 식당 간판에 전주식당이 제일 많다. 식당 명칭을 전주식당으로 붙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주는 맛의 고장임을 입증하는 게 아닌가.

   
     

전주를 찾는 관광객들은 누구나 전주의 토속음식을 별미로 맛보고, 전주 관광을 시작한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란 말이 있지 않던가. 맛의 고장, 전주에 왔으면 전주의 음식 맛을 보고 구경 길에 나서는 것이 올바른 순서일지도 모른다. 전라도는 서해안 염전에서 생산된 양질의 소금으로 담근 맛깔스런 여러 젓갈들과 갖가지 양념들을 골고루 넣고, 다양한 조리법을 개발하여 독특한 맛을 내는 것이 전주 음식문화의 특색이다.

전주 토속음식의 대표주자는 콩나물이다. 콩나물이 들어가야만 전주음식다운 맛을 낼 수가 있다. 전주 콩나물의 전통은 산 좋고 물 맑은 남쪽 임실지방에서 생산되는 쥐눈이콩(鼠目太)을 재료로 전주 교동의 맑은 물로 길러냈다. 교동은 옛적에 물이 맑은 동네, 청수정(淸水町)이라 했다. 전주의 독특한 기후와 좋은 수질이 양질의 콩나물을 기르는 원동력이 되었다. 잔뿌리 없이 외뿌리로 기르는 기술이 타 지역 콩나물과 다르다. 다 자라 질겨질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5~6cm 의 어린 상태에서 뽑아 사용하므로 육질이 부드러우며 맛이 좋다. 근래에는 콩나물공장에서 대량생산을 하지만, 가정에서 기르는 재래식 콩나물 재배 전통을 본받아서 기른다.

콩나물국밥 조리법은 미리 간수로 콩나물을 얼추 삶아 놓고, 뚝배기에 담아 간수를 부어 숫불 위에서 1인분씩 보글보글 끓어내는 것이 전통 조리법이다. 김치나 깍두기와 함께 파, 깨소금, 고춧가루 등 갖은 영념이 들어가고, 쇠고기 자장, 생 계란을 웃기로 얹어준다. 조리된 국을 각자의 식성이 따라 새우젓으로 간을 맞춘 다음 깨소금이나 파, 부추 등을 넣어 먹는다. 전에는 콩나물국에 밥을 넣어 끓여 주었지만, 요즈음에는 따로 국밥이라 하여 밥은 별도로 공기 밥으로 주면 각자가 알맞게 콩나물국에 밥을 말아서 먹는다.

콩나물 국밥의 원조는 남문시장 안의 ‘평화옥’ 으로 알려졌다. 애당초 허기진 장꾼들을 고객으로 삼았던 만큼 남문시장의 콩나물국밥은 푸짐하고 걸쭉하며 텁텁한 게 특색이었다. 서민들의 삶의 애환이 물씬 묻어나는 구수하고 넉넉했던 과거의 인정세태에 향수를 느끼는 사람들이 즐겨 먹는 음식이다. 관광객이 많이 찾는 이름난 전통적인 콩나물국밥집으로는 ‘현대옥’ ‘왱이집’ 한일관‘, ‘삼백집’ 등이 있다. 전주시내 직장인이나 관료들이 조찬회동을 하는 장소로도 애용되어 새벽시간대부터 조반이나 점심시간에 자리를 기다리고 줄을 서야할 정도로 손님들이 붐빈다.

특히 요즘 한옥마을 탐방객이 많아지니 콩나물국밥집은 현대옥이라는 채인 점으로, 시내 여러 곳에 콩나물국밥집이 생겼지만 앉을자리가 없을 정도로 성업 중이다.

요즘 대형주차장을 확보하고 대형화 시설을 갖춘, 경원동의 왱이집이 콩나물국밥집으로 유명하다. 왱이집의 조리방법은 콩나물을 간수로 미리 데쳐 놓는 전통적 과정을 거치지 않고, 날것을 즉석에서 끓임으로써 전통적인 방식보다 시간을 절약하고, 대량 공급을 하는데 이점을 안고 단체손님들을 맞이한다.

   
     

전통과 맛을 자랑하는 ‘욕쟁이 할머니 집‘으로 통하는 ’삼백집’이라는 전국적으로 명성을 떨친 콩나물국밥집이 있다. 걸쭉한 입심으로 욕설을 잘하는 할머니가 주인공이다. 그 집 단골손님들은 이놈 저놈 하는 할머니의 욕설을 들으면서도 도지사나 시장은 물론, 내로라하는 각종 기관장들이나 단골손님으로 삼백집은 바글바글 했었다. 할머니의 욕설은 상대방이 불쾌감을 느끼지 못하게 하리만큼 무사(無邪)하고 질박한 것이었다. 오히려 욕설을 들으면 속이 후련해지곤 했다. 그 할머니는 별세했으나 지금도 전주사람들은 욕쟁이 할머니를 추억하는 이들이 많다. 그 후손들이 대를 이어서 콩나물국밥집의 원조로 중앙동 본가는 물론 한옥마을 등 3곳에 분점을 내고 삼백집의 전통을 이어가며 유명세를 얻고 있다.

삼백집이 콩나물국밥으로 대성하기까지에는 욕쟁이할머니의 숨은 음덕이 있었다는 일화를 듣고 나는 놀란 적이 있다. 최초의 삼백집 근처에는 1950년~60년대 초까지 골목에는 손수레에 땔감나무를 싣고 와서 파는 나무장수들이 줄지어 있었다. 그분들은 새벽부터 나오기 때문에 아침을 굶고 나온다. 그런 불쌍한 나무꾼들 십여 명에게 욕쟁이할머니는 뜨끈뜨끈한 콩나물국밥을 매일 공짜로 십 수 년 간 제공했다고 한다. 그 나무꾼들의 입소문을 타고 삼백집은 연중 손님들이 바글바글 끓었고, 큰돈을 모으게 되었다, 이 세상에 공짜는 없다. 그 욕쟁이 할머니의 음덕陰德이 큰 부를 이루는 원천이었다는 미담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적선 보시를 하지 않고 큰 부를 이루거나 크게 성공한 사람이 어디 있던가. 복은 자기가 짓고 받는다.

전주는 곡창지대로 예로부터 풍요를 누리면서 살아왔다. 전주사람들은 문화예술을 사랑하고 음식솜씨를 발휘해서 맛의 고장으로 맥을 이어가고 있으니 어찌 자랑스럽지 않은가?

 

행촌수필 , 안골은빛수필문학회 이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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