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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수필] 포기하지 마.....전용창
2017년 08월 10일 (목) 07:59:40 전용창 꽃밭정이수필문학회 전 용 창
   
   

미국에 사는 딸이 피닉스에서 LA로 이사를 한다면서 이사 가기 전에 엄마 아빠를 미국으로 초대한다기에 벌써부터 여간 반기며 여권수속을 했다. 그런데 미국에 가면 한 달간은 떨어져 있어야 할 장애아들이 걱정되어서 도저히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마음이 심란하여 7월초에 무작정 지리산 청학동에 갔었다.

그곳 「청학동서당방」 벽에 걸린 '심화기화(心和氣和)'라는 글귀가 나의 마음인 듯하여 이를 제목으로 수필 한 편을 써서 카톡으로 딸에게 보냈더니 눈물로 읽었다며 '아빠가 동생이 염려되어 못 오면 내가 갈게!' 하더니만 보름쯤 지나서 갑자기 귀국했다. 직장에는 휴가를 내고 왔다는데 참으로 꿈만 같았다. 내 약도 사오고 용돈도 주었다. 그보다 시차적응만 끝나면 온 가족이 함께 휴가를 떠나자고 하여 기대에 부풀었다. 그런데 그동안 너무도 긴장하고 장시간 여행에 지쳤고, 폭염과 건조한 날씨 그리고 둘째딸과 이제 막 돌 지난 손녀까지 왔으니 쉬지도 못하고 손녀딸 봐주랴 동생들과 사랑을 나누랴 무리하여 그만 목감기에 걸려 꼼짝을 못했다. 2주간을 그렇게 몸조리만 하다가 8월 초에 떠났으니 아내와 같이 갔기에 망정이지 얼마나 속상했는지 모른다. 떠나기 전에 가정예배를 드렸는데 딸이 좋아했던 찬송 ‘갈보리산 위에’를 부르면서 온 가족이 울었다. 다음에는 몸 좀 건강해져서 오라고 했다. '예!'하는 희정이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우리 집 식구 6명 중 여자 둘은 미국에, 하나는 서울에 있고, 이곳에는 남자만 셋이 있다. 며칠 전부터 아들은 엄마를 찾더니만 아프다. 나도 잡념을 잊으려고 그동안 너무나 무리하게 일을 해서 그런지 쌓인 피로가 느껴졌다. 그런데 아침 일찍 수필을 지도하시는 K교수님이 카톡으로 메시지와 영상을 보내주셨다.

'요즘엔 왜 수필이 안 오네? 무슨 일 있나?' 그리고는 영상이 왔는데 제목이「Never give up......」이었다. '절대 포기하지 마'였는데 그동안 나약해진 나에게 용기를 주었고 다시금 제자리를 찾게 해 주었다. 동영상에 실려 온 내용은 이러하였다. 엄마오리와 새끼 오리 12마리가 봄날이 되자 시내구경을 하려고 외출을 나왔다. 그런데 가는 길에 3단으로 된 돌계단이 있었다. 첫 계단은 높이가 10여 센티미터에 불과하여 새끼 12마리 모두 쉽게 올라왔다. 그리고는 기쁨을 만끽이라도 하듯이 옹기종기 모여서 기쁨을 나누었다. 그런데 둘째 계단과 셋째 계단이 문제였다. 높이가 첫 계단과는 다르게 20센티미터 정도는 되어 보였다. 오리새끼에게 20센티는 사람으로 하면 3m쯤 되는 것 같았다. 엄마오리는 맨 위 계단에서 '짹 짹 짹 짹'하며 또 다시 올라오라고 새끼들에게 신호를 보냈다. 새끼들은 엄마의 부름을 듣고는 여러 번 시도를 해보지만 실패한다. 그러다가 한 마리가 세 번 만에 성공했다. 그래도 또 한 계단이 남았다. 엄마오리는 계단 위에서 좌우를 다니면서 빨리 올라오라고 다그쳤다. 새끼는 엄마가 가는 곳을 따라가며 오르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처음부터 떨어지기도 하고 다 올라갔다가도 떨어지기도 했다. 계단은 직각이기에 높이뛰기로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맨 처음으로 둘째 계단을 오른 새끼는 아마도 장자인지 마지막 계단도 세 번 도전 만에 성공했다. 어미는 맨 처음 올라온 새끼에게 장하다고 칭찬이라도 하는 듯 가까이 다가왔다가 다른 새끼들을 부른다. 남아있는 세끼들도 포기하지 않고 도전을 계속했다. 어미는 절대 새끼가 있는 계단 아래로 내려가지 않고 폭 2.5m의 계단상단에서 좌우로만 왔다 갔다 했다. 어느새 하나둘씩 올라갔다. 11마리가 올라가고 이제 마지막 1마리가 남았다. 막내는 약했다. 그러나 계단 위에서 엄마가 지켜보고 있었다. 엄마가 있는 한 막내는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 막내는 약해서 마지막 계단을 7번 만에 성공하여 엄마 곁으로 갔다. 엄마오리는 12마리의 새끼를 언제 세기라도 한 둣이 모두가 올라온 뒤 그곳을 떠났다. 계단 위 화단에는 개나리꽃이 활짝 피어있었다.

불과 2분 남짓한 영상물이었지만 나는 어미오리가 새끼들을 사랑하는 모성애에 깊은 감동을 받았고, 새끼들은 엄마가 보이는 한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여 엄마 곁으로 갔다. K교수님은 나에게 어떠한 상황이 생겨도 '수필에 대한 도전을 포기하지 말라'는 뜻에서 소중하게 보관했던 이 동영상을 나에게 보내주셨을 것이다. 서로가 말은 하지 않았지만 나도 교수님의 마음을 읽고 이 글을 쓰고 있다.

40여 년간 수필이라는 외길을 걸어오신 선배님의 뒤를 많은 제자들이 이어가기를 바라는 뜻이 아닐까? 오늘은 신학교마당에서 잡초를 뽑았는데 '미치지 않고는 도달하지 못한다는 불광불급(不狂不及)'과 '결코 포기하지 마'라고 격려하시는 말씀이 일하는 중에도 온 종일 귓가에서 맴돌고 있었다.

 

꽃밭정이수필문학회 전 용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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