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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현의 풀꽃나무별곡 10] 작지만 현명한 식물 애기땅빈대
2015년 06월 12일 (금) 15:57:51 박용근 기자 soyou87@ex.co.kr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은 실로 복잡하고 다양하다. 높고 화려한 곳을 끊임없이 추구하는 사람이 있고, 낮은 모습으로 살지만 이웃에게 베풀어 가면서 사는 사람, 이웃에게 빌 붙어살면서 괴롭힘으로 일관하면서 사는 사람 등 그 삶의 유형은 사람들의 개인차이 만큼이나 여러 가지인데, 식물에도 비슷한 일들이 펼쳐지고 있다.

   
     

백합이나 장미류는 고상하고 화려하지만 실속은 없어 보이고, 벼나 콩꽃은 크게 드러나 보이지는 않지만 실한 열매가 가득 열린다.

애기땅빈대라는 풀은 사람들의 통행이 잦은 복잡한길에서 흔히 발견되는데, 보도블록의 틈새나 콘크리트 블록의 좁은 틈바구니 같은 곳에서 낮게 자란다.

사람들의 발에 밟히기 쉬운 위험한 곳에 살고 있으면서도 조금도 상하지 않고 잘 자란다.

그 덕에 쓰임이 많은 약재로 알려져 있는데, 상처가 날 때 응급치료약으로 이 풀을 뜯어 하얀 즙을 상처에 바르면 처음은 쓰리고 따갑지만 좀 지나면 통증이 가라앉고 상처가 아물며, 사마귀를 떼는 데에도 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에 중남미 사람들은 이 풀을 사마귀풀이라고 부른다.

한자명으로 지금(地錦), 지면(地綿), 초혈갈(草血褐), 혈견수(血見愁), 오공초(蜈蚣草), 선도초(仙挑草) 등의 여러 이름을 갖고 있기도 하다.

대개의 식물은 위를 향해 자라는 덕에 밟힐 때 피해를 크게 입지만, 처음부터 땅바닥에 납작 엎드려 사는 애기땅빈대는 밟혀도 상하거나 꺾이는 일이 없다.

   
     

승승장구 기세 좋게 위로 자라는 다른 식물에 비해 애기땅빈대의 땅바닥 생활은 언뜻 보기에는 천해 보이기도 하지만, 이 풀은 더 낮게 더 낮은 모습으로 씩씩하게 살아간다.

대부분의 풀들이 서로 앞을 다퉈가며 위로 자라려고 하는 것은 햇빛을 충분히 받기 위함인바, 경쟁에 지면 다른 식물아래서 어렵게 살아야 한다. 그러나 애기땅빈대는 햇살을 다퉈야 할 상대가 없기 때문에 땅바닥을 기면서도 좋은 곳을 골라가면서 살며 쨍쨍 내리 쬐는 햇볕을 충분히 받을 수 있다.

애기땅빈대는 꽃이 매우 작을 뿐 아니라 땅에 거의 붙어서 피기 때문에 벌과 나비를 부르지못하지만, 자신처럼 땅에 기어 다니는 개미의 도움을 받는다. 땅위로 낮게 뻗으며 자라는 줄기를 타고 개미들이 꿀을 탐할 때 애기땅빈대는 개미입주위에 자신의 꽃가루를 발라서 다른 꽃으로 옮기게 한다.

개미들이 애기땅빈대의 꿀향기만으로도 모여들기 때문에 다른 풀들이 나비나 벌을 불러 모을 때처럼 아름다운 꽃잎으로 꽃을 장식할 필요가 없고 수술하나에 암술 하나만으로 살 수 있는 것이다.

   
     

세상의 일반적인 가치나 상식에 사로잡히지 않고 자기 나름대로 독창적인 삶을 가꾸어 살면 그것으로 좋은것 아닌가?

낮은 모습으로 사는 애기땅빈대의 이러한 삶의 방식은 상층부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는 식물 가운데 오히려 돋보이는 모습이다. 애기땅빈대는 홀로 새로운 세계를 열고, 자연에 잘 순응해 가는, 작지만 현명한 식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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