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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현의 풀꽃나무별곡 9] 주노의 주사위로 만든 디기탈리스
2015년 06월 05일 (금) 16:35:30 박용근 기자 soyou87@ex.co.kr
   
     

서양에서는 6월을 결혼의 계절이라는 뜻으로 June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결혼의 여신 주노(Juno)의 이름에서 온 것이다. 주노는 신의 왕 제우스(주피터)의 아내로 그리스에서는 헤라(Hera)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이 여신은 신성한 결혼과 가정을 수호하는 중요한 신이였는데, 비성실한 일화 때문에 탄생한 꽃이야기가 있어 소개해본다.

   
     

'주피터'는 그리스 신전에 머물면서 인간들이 신에게 바치는 제물들을 조사하는 일이 많았는데, 그의 아내 주노는 올림포스 신전에 있지 않고, 다른 곳으로 가서 주사위 놀이를 하면서 노는 일이 잦았다.

신들에게 바치는 제물은 등한시 하고 주사위 놀이에 빠져 있는 주노에게 주피터는 몇 번이나 진심 어린 충고를 했다. "사람들이 정성껏 바치는 제물을 우리가 등한시 한다면, 사람들이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겠소?" 그러나 주노는 향로의 연기 냄새가 싫어서 그런 다는 핑계로 여전히 주사위만 가지고 놀며 지냈다.

그러던 어느 날, 주노는 주사위를 잘못 던져서 인간의 땅으로 떨어뜨리고 말았다. 주사위가 구름을 벗어나 땅으로 떨어져 버리자 주노는 남편인 주피터를 찾아와서 땅으로 떨어진 주사위를 주워 달라고 간절히 부탁을 한다.

   
     

주피터는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조금 있다가 주워 주겠다고 말했지만, 주노는 주피터가 주사위를 주워 줄 생각이 없음을 눈치 채고 곧 다른 신을 불러서 주사위를 주워 가지고 오라고 명령했다.

주노의 잔머리를 미리 알고 있던 주피터는 다른 신이 주사위를 가지러 땅으로 내려가기 전에 주사위를 꽃으로 만들어 버렸는데, 이 꽃이 ‘비성실함’이라는 꽃말을 가진 디기탈리스이다.

디기탈리스는 북반구에서는 가장 아름다운 꽃의 반열에 올라 있다. 특히 독특하게 생긴 꽃부리는 사람들이 골무나 장갑의 손가락 넣는 부분 등과 연결 지어 생각한 듯하다. 따라서 영어로 ‘여우의 장갑‘을 뜻하는 foxglove라고 하며, 독일에서는 ’여우의 모자‘라 하여 fuchshut라고 한다는데, 여우는 항상 악의 세력이나 잔꾀의 화신으로 취급되고 있다.

   
     

디기탈리스는 아름답기는 하지만 가장 강력한 독을 품고 있는데, 디기탈리스 말린 잎 10g 혹은 생잎 40g 정도를 끓여서 마시면 성인 남자도 죽을 수있다고 한다. 그 주요 성분이 디기탈린인데, 이는 심장의 박동을 강화하여 규칙적으로 만들어 주는 효과가 있고, 말초 순환계의 혈관수축작용을 돕기 때문에 오늘날 가장 효과적인 심장강화제로 인정받고 있다.

최근에는 원예 분야에서 디기탈리스의 특별한 효능이 발견되었는데, 다른 식물의 성장을 촉진한다는 점이다. 유실수나 감자 등의 식물근처에 디기탈리스가 있으면 이들의 성장이 빨라진다.

또한 디기탈리스의 잎을 꽃병 속에 넣어두면 시들어가던 꽃이 다시 생기를 되찾을 정도로 빠르게 회복된다. 이 점들을 잘 이용해서 화초관리를 하면 매우 유익할 것이나, 아이들의 입을 조심해야 할 것이다.

 

구상 소재현 soyou87@ex.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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