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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현의 풀꽃나무별곡 6] 산딸나무의 성스러운 유혹
2015년 05월 15일 (금) 10:33:15 박용근 기자 soyou87@ex.co.kr
   
 
금년 오월은 때 이른 무더위에 사람과 동물들을 지치게 하고 있지만 산과 들의 식물들은 적당한 온도에 싱그러움을 더하고 있다.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 드는 때쯤 산에는 눈 내린 것처럼 군데군데 하얗게 쌓인 꽃들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산딸나무의 하얀 ‘꽃받침’이 얹혀있는 모습이 흰 눈처럼 보이는 것이다.

   
산딸나무는 십자 모양의 커다란 꽃을 달고 있는데, 하얀 꽃은 실제로는 꽃잎이 아니고, 중앙에 수십 개의 작은 꽃이 둥글게 모여 피어 있다. 그러나 이렇게 작은 꽃으로는 수분을 시켜주는 벌과 나비를 불러들이기가 곤란하다.

산딸나무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중매쟁이가 없으니 영락없이 처녀 총각으로 살 수 밖에 없겠지만, 지혜롭게 꽃받침을 꽃잎처럼 크게 부풀리고 희게 하여 마치 꽃이 핀 것처럼 위장하여 곤충을 불러들여 수분을 하는 것이다.

꽃받침을 위에서 보면 꽃받침 네 장이 십자가 모양으로 배치되어 있는데, 이 때문에 산딸나무를 기독교인들이 특별한 나무로 취급하고 있다. 또한 크리스마스 장식에 사용되는 호랑가시나무의 잎을 예수님이 못 박힐 때 머리에 썼던 가시관이라 했고, 빨간 열매는 그 때 흘린 예수님의 피라 하여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는 것처럼 이 산딸나무는 예수님이 못 박히신 십자가 의 고난을 상징하는 나무로 신성시 여기고 있다.

   
 
 

산딸나무라는 이름은 산에 자란 나무딸기 열매처럼 보인다하여 붙여졌는데 실제로 열매는 딸기처럼 연붉은색으로 익고 과즙이 많고 달콤해서 먹을 것이 귀하던 시절에 식용으로 쓰이던 유실수이기도 하다.

미국에서 도입된 산딸나무는 꽃포가 붉은색, 분홍색, 흰색 등 다양하고 열매도 산수유 열매를 네 개씩 묶은 것처럼 생긴 핵과(核果)인데, 열매를 음료수의 원료로도 이용할 정도로 인기가 있다고 한다.

최근에 들어 관상수로 유용하게 쓰이고 있는데, 초여름부터 피어나는 꽃받침은 크고 모양이 독특할 뿐만 아니라 관상수로서 갖추어야 할 조건 중 꽃이 많이 피어야하고, 꽃이 오랫동안 피어야 하며, 공해에 강해야하는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 또한 가을에는 딸기모양의 열매와 단풍, 그리고 겨울에는 껍질이 벗겨져 나간 수피의 아름다움 또한 관상의 포인트가 된다.

   
 
 
산딸나무의 목재는 재질이 단단하고 굳으며 나이테가 치밀해 가구재와 조각재에 쓰인다. 꽃과 열매는 수렴성 지혈작용이 있어 외상출혈에 쓰이며, 이질과 골절상을 다스리는데 쓰인다.

산딸나무는 전국의 계곡과 산중턱에 토양이 비옥하고 수분공급이 좋은 곳에 자생하는데, 잘 관찰 해보면 개화하는 동안에 밤의 대기온도가 갑자기 낮아지게 되면 흰색 포엽(苞葉)에 분홍빛을 띠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여름의 시작점에서 산딸나무 꽃처럼 보이는 성스러운 유혹은 비단 곤충 뿐 아니라 이를 이용해 사람들도 관상수로 쓰고 있기 때문에 산딸나무의 유혹 전략은 대 성공을 거둬, 먼 산에서 점점 우리 곁으로 다가오고 있다.

구상 소재현 soyou87@ex.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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