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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현의 풀꽃나무별곡 5] 오월을 여는 귀빈 모란(牧丹)
2015년 05월 08일 (금) 11:02:09 박용근 기자 soyou87@ex.co.kr
   
 
 
모란이 피기까지는/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뻗쳐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해는 다 가고 말아/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네다/모란이 피기까지는/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아름다운 시어와 감미로운 서정성 그리고 여성적인 섬세함과 부드러움을 특징으로 들고 있는 영랑 김윤식님의 “모란이 피기 까지는”이란 시다.

현세(現世)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가장 소중한 것이 있다면 미래에 대한 소망을 가지고 있는 것일 텐데, ‘소망’ 그것이 나에게 슬픔을 줄망정 그 꿈을 버리지 않겠다는 의지가 시에 잘 담겨 있다.

필자가 이 시와 소월님의 ‘진달래 꽃’을 통해서 꽃을 좋아하고 식물을 좋아하게 되었으니 먹고 살길과 여가 활동을 하게 해준 일등 공신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늦은 봄에서 초여름으로 옮겨 가는 오월의 문턱에서 환하게 웃는 규수의 모습과 잔잔한 웃음을 머금은 소녀 같은 청초한 모습에서 화사함과 수수함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꽃이라 할 수 있다.

모란은 중국에서 들여온 식물로 씨앗을 키우기 위해 굵은 뿌리 위에서 새싹이 돋는 모습이 수컷의 형상이라 하여 수컷모(牡)자를 꽃색이 붉기 때문에 붉을 단(丹)자를 써서 모단(牡丹)이라 하였고, 우리나라에서는 모단의 발음상 '목단(牧丹)' 으로 부르고, 모란이라는 이름을 주로 쓰고 있다.

모란은 중국이 원산지로 신라 26대 진평왕때 사신으로 갔던 사람이 종자를 가져 온 것을 심어서 재배하게 되었다고 하는데, 모란은 “부귀”를 뜻하므로 집안의 부귀영화를 위해 가구나 장식품에도 모란꽃을 조각하거나 수를 놓았다.

중국의 고금에는 모란꽃을 꽃 중의 꽃이라 하여 화중왕(花中王)으로 대우하였고, 청나라말기 때까지 나라꽃으로 삼았다고 한다.

모란에도 사연 있는 이야기가 중국에서 전해지는데,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 옛날에 중국의 한 공주가 사랑하는 왕자를 전쟁터로 보내고 외로움과 근심걱정을 안은 채로 살고 있었다. 시간이 많이 흘러갔지만, 왕자는 돌아오지 않았고, 먼 이국땅에 묻힌 채로 모란꽃이 되었다고 한다.

깊은 슬픔 속에서 살던 공주는 어느 날 모란꽃으로 변해 버린 왕자를 찾아가 함께 있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고 한다.

하늘도 공주의 사랑에 감동하였는지 공주를 작약 꽃으로 변하게 하여 왕자의 화신인 모란꽃과 함께 지낼 수 있었고, 오늘날에도 작약과 모란을 함께 심어 감상하는 이유가 이 전설 때문이라고도 한다.

실제로 모란이 피고 나면 작약이 피어 꽃으로 만날 수는 없지만 서로는 잎모양이나, 꽃이 매우 닮아 있고 항상 형제처럼 연인처럼 함께 자라고 있다.

모란은 봄에 심지 말고, 9월 하순∼11월 상순까지가 심는 적기인데, 토양이 메마르지 않고 배수가 잘되는 양토(壤土)가 적당하다.

삼국유사 중 신라선덕여왕의 일화에서 모란이 향기가 없는 꽃으로 묘사된 부분이 있으나, 실제로는 모란의 품종 중 향기가 매우 좋은 종들이 많다.

하여 정원의 중심부에 작약과 더불어 향기 좋은 모란을 홍, 황, 백색으로 심어 보라. 부귀와 함께 향기가 온 집안을 감싸 안을 것이다. / 구상 소재현 soyou87@ex.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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