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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현의 풀꽃나무별곡 2] 척박한 땅을 지켜온 '진달래'
2015년 04월 17일 (금) 16:10:30 박용근 기자 soyou87@ex.co.kr
봄을 노래하는 꽃들 중 단연 진달래를 으뜸으로 꼽을 만큼 우리네 정서를 대변해 왔고 시인들의 심금을 울려 많은 작품을 낳게 했다.

북사면의 산언저리를 부분 부분 붉은색으로 색칠하며 피는 진달래는 겨우내 회색빛에 움츠러들었던 눈을 확 틔게 만드는 색채의 조화로움으로 깊은 인상을 갖게하는 꽃이다.

지금이야 우리산도 많이 비옥해지고 풍성해졌지만 예전에는 그렇지 못했다. 솔잎과 나뭇잎들은 죄다 긁어 땔감으로 썼으니 땅이 기름질일이 없었고, 소나무가 많은 산은 산성토양이 대부 분이였다. 황폐하고 산성화 된 토양에, 그것도 냉기가 항상 남아 있는 북사면의 산자락에 자라는 탓에 다른 꽃들이 많을 리 없으니 단연 진달래가 돋보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렇듯 헐벗고 척박한 땅에서 봄을 알렸고 우리의 가난한 마음을 위로해주던 꽃이 였기에 우리 마음 밭을 움직였던 것이 아닐까?

 
 
먹을 게 부족했던 그 시절에 진달래꽃은 훌륭한 간식거리였다. 그러나 연분홍진달래와 진분홍의 철쭉은 잘 구별해 먹어야한다. 진달래는 참꽃이라 하여 먹을 수 있고 철쭉은 개꽃이라 하여 먹을 수 없는 까닭이다.

진달래를 화전에 쓰기도 했는데, 화전은 찹쌀가루 반죽을 동그랗게 빚어 기름에 지지다가 진달래꽃을 잘 펴서 얹고 마저 익힌 다음 꿀에 묻혀 먹는다. 진달래 향과 멋을 같이 느낄 수 있는 별미 음식으로 가을에는 진달래 대신 국화로 화전을 부쳐 먹기도 했다.

오미자 화채 위에 진달래꽃을 띄워서 만든 화면도 특별한 음식인데, 녹두를 반죽해서 익힌 다음에 길게 썰어 오미자 화채에 넣고, 위에 진달래꽃과 잣을 띄워서 마시는 것으로 다섯 가지 맛에 진달래 향이 더해 깊은 맛이 난다.

 
 
특히 삼월삼짇날(음력 3월3일)에 행해지는 화전놀이가 전해지는데, 이를 위해 남정네들은 아침 일찍 솥뚜껑과 같은 무거운 짐을 옮겨놓고, 냇가에는 돌을 모아 화덕을 만들어 불을 지피고 사라지면 아낙네들은 솥뚜껑을 뒤집어놓고 찹쌀가루 반죽에 진달래 꽃잎을 올려 꽃지짐을 부쳐 먹고 신나게 논다. 이 때 아이들은 꽃지짐에 쓰느라 꽃잎을 떼어낸 진달래꽃의 암술대를 휘어 걸고 당기는 꽃싸움을 하기도 한다.

진달래꽃으로 소원놀이도 하였는데, 진달래꽃을 가지째로 꺾어 같은 방향으로 가지런히 묶어서 만든 꽃방망이를 여의화봉(如意花捧)이라고 불렀는데, 이 방망이로 글공부하는 선비의 머리를 치면 과거에 급제하고 기생의 등짝을 치면 기생의 사랑을 받았다고 한다.

진달래 나무줄기로 숯을 만든 뒤 이 숯이 배어 나온 물로 삼베나 모시에 물들이면 화학염료로는 도저히 흉내 낼 수 없는 푸른빛이 도는 회색 물이 든다고 하니 한번 시도해 봄직하다.

민간요법으로 관절염․신경통과 담이 결릴 때에 진달래꽃을 달여 먹었고, 진달래 잎은 강장․이뇨․건위 등에 효과가 있고, 진달래꽃 꿀은 기관지의 근육을 이완시키는 효과가 있어 천식에 좋다고 하니 팔방미인이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주말에 산으로 가보라 발품을 많이 팔지 않아도 수수하고 꾸밈은 없지만 아름다운 진달래가 반겨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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