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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현의 풀꽃나무별곡 1] 어릿광대 옷으로 치장한 광대나물
2015년 04월 10일 (금) 09:54:33 박용근 기자 soyou87@ex.co.kr
   
 
 
호남고속도로 전주 톨게이트 옆 전주수목원, 한국도로공사에서 운영하는 비영리수목원으로 고속도로 이용객은 물론 숲과 나무를 사랑하는 이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는 숨은 명소입니다.

1972년 고속도로를 건설하면서 훼손된 자연환경 복구를 위해 수목 및 잔디를 생산공급하는 묘포장으로 출발해서 1983년부터 식물을 수집하기 시작하여 1992년에 일반인에게 본격적으로 개방되어 현재 연간 20만 명이 넘는 이용객이 방문하고 있습니다.

186과 3,210여 종의 식물을 보유하고 있는 수목원은 습지원, 교재원, 계류원, 무궁화원, 들풀원, 죽림원, 일반식물원, 약초원, 남부수종원, 유리온실 장미원, 암석원 등 12개의 주제원으로 구성되어 교육원, 학습장, 실습장, 관찰장으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이 전주수목원을 지키고 있는 소재현 과장님은 지난 30여년간 서너 차례 전근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간을 이곳의 꽃과 나무와 함께 보낼 정도로 각별한 인연을 맺어오셨습니다. 그만큼 소과장님은 이제 34만㎡(10만여평)의 방대한 면적에 펼쳐진 꽃과 나무의 위치까지 한눈에 파악할 정도입니다.

이곳에서는 이름조차 생생한 들풀과 수목도 쉽게 접할 수 있는데 상당수는 소 과장님이 직접 지리산, 태백산, 소백산 등 산과 들을 찾아 씨앗을 채종, 싹을 틔우고 길러낸 것들이라고 합니다.

데일리전북은 2015년 춘계 필진개편과 함께 소재현 과장님을 특별초빙, 우리의 들과 산에 자생하는 우리 꽃, 우리 나무 기행을 시작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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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많아 어떤 꽃부터 봐야할지 아름다운 고민에 빠질 수 있는 계절이다. 어떤 이는 이름도 고상한 얼레지와 현호색을 만나러 가고, 학구적인 분들은 깽깽이풀과 모데미풀 군락지를 은밀하게 보고 오고, 좀 더 극성스런 마니아들은 멀리 동강에서 동강할미꽃을 만나겠다고 하여 새벽에 떠났다 오밤중에 돌아오기도 한다.

힘들여 피운 꽃봉오리 수만큼 몰려든 팬들에게 인사나누기 바쁜 왕벚나무는 단연 인기 최고의 꽃나무이지만 일주일을 못 버티고 다른 꽃들에게 자리를 내준다.

그 중에서도 농사하기 전에 갈아엎지 않은 밭이나 과수원에서 무리지어 피어있는 광대나물은 그 어느 꽃보다 수가 많고 생김이 정교하다.

   
 
 
그러나 인간의 입장에서 “목적하는 작물 이외의 식물” “원치 않는 식물” “없어야 도움이 되는 식물”을 잡초라 하여 뽑아버리거나 제초제를 써서 없애 버려야 하는 식물목록에 속해있다.

잡초 취급을 받는 천덕꾸러기 신세지만 확대경으로 자세히 살펴보면 고등식물군에 속한 난초꽃처럼 정교하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꽃이 입술모양을 하고 있기 때문에 순형화(脣形花)라하여 순형과 식물로 분류하는 학자도 있다.

제비새끼들이 목을 길게 늘이고 어미를 기다리는 모습을 연상케 하기도하고 목이 긴 여인들이 수다를 떨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실은 긴 입술로 벌을 불러 모으고 있다.

아랫입술에는 벌레의 눈길을 끌 수 있는 무늬가 그려져 있는데, 공중부양중인 벌이 무늬를 보고 꽃을 찾아든다. 특히 아랫입술이 넓어 벌이 찾아드는데 지장이 없게 되어 있다.

벌이 아랫입술에 착륙해보면 꽃안쪽을 향해 몇 가닥의 선이 그어져 있는데 이것이 벌을 꿀 속으로 이끄는 도로의 이정표와 같은 역할을 한다.

이렇게 수정이 이루어지지만, 벌의 활동이 적어지는 여름에는 광대나물의 윗입술과 아랫입술을 단단히 닫아버리고 잎 아랫부분에서 눈에 잘 띄지 않는 꽃을(閉鎖花) 피워 꽃봉오리 상태에서 자가수분을 해서 씨앗을 맺는다.

꽃이 광대가 입은 옷처럼 보인다하여 광대나물, 코딱지에 피가 묻어나오는 모양을 한다고 코딱지나물이란 익살스런 이름이 붙기도 하고, 잎모양이 탑의 보개처럼 보여 보개초(寶蓋草), 접골초, 진주연이라는 이름도 있는데, 귀염성 있는 어릿광대의 옷처럼 보이는 광대나물이라는 이름이 더 정겨워 보인다.

이른 봄 꽃피기 전에 어린순을 나물로 먹었고, 민간에서는 전초를 여름에 채취하여 토혈 . 코피를 멈추는데 사용해왔다.

앞을 다퉈 피고 있는 봄꽃 감상에 있어 눈높이를 조금 낮춰서 아래를 보라. 어릿광대들이 돌탑의 보개 위에서 여러분을 즐겁게 하기위해 겨우내 준비 했던 공연을 펼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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