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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열의 르완다 102] 손 벌리기 전에 이삭이라도 주워라
2014년 11월 24일 (월) 10:17:50 박용근 기자 yukiyull@hanmail.net
르완다 사람들이 이삭 줍는 것을 아직까지는 보지 못했다. 먹을 것이 없다고 하면서도 집 앞의 논밭에 떨어진 이삭을 주워 먹을 생각은 안 한다. 내가 이삭을 주웠더니 그저 바라만 보아서 같이 줍자고 했다. 주운 이삭을 다 주었더니 즐거워했다.

   
 
장 프랑수아 밀레의 ‘이삭 줍는 여인들(Gleaners)’의 그림을 보면 프랑스인들도 이삭을 주웠다. 이삭 줍는 일은 하층빈민계급이 했는데, 밀레는 그런 여인들을 들판에 내리는 석양의 황금빛과 대조적으로 다소 어둡지만 숭고한 모습으로 표현했다.

한국인들도 60~70년대 수확이 끝난 논밭에서 이삭을 주웠다. 나도 그랬다. 수확이 끝난 논밭에서 온전한 벼 이삭이나 큼직한 감자를 발견했을 때의 기쁨과 만족감은 영 잊혀 지지 않는다. 어렸을 때 그렇게 주운 메추리알 크기의 감자를 장조림 하여 맛있게 먹은 기억도 새롭다.

추수가 끝난 논밭에 떨어진 이삭은 줍는 자의 것이다. 주인은 수확을 했고 줍지 않으면 그냥 썩어 없어지기 때문이다.

르완다 시골을 가다가 보면 수확이 끝난 밭이 많다. 거기엔 희거나 자주색의 알밤만하거나 아기주먹 만한 크기의 감자가 많이 떨어져 있다. 옥수수도 그대로 달려 있는 것도 있다. 그것을 보고 있노라면 어린이들이 달려와 무중구(백인이나 외국인), 아마프랑가(돈 좀 줘요)라고 외친다.

그때다.
“애들아, 저기 감자를 주워라. 저기 옥수수도 따거라. 그러면 그게 바로 돈이나 마찬가지다.”라고 말해준다. 하지만 쉽게 어린이들은 밭에 떨어진 감자나 옥수수를 줍지 않는다.

   
 
 
내가 밭에 들어가 주워도 처음엔 보기만 했다. 그러다 몇 번 같이 주웠더니 이제는 몇 몇 어린이들은 내가 주우면 같이 줍기는 한다. 하지만 아직 시골을 가다가 르완다 어린이나 어른들 스스로가 이삭 줍는 광경은 보기 힘들다. 사실은 돈을 달라고 손을 벌리는 것 보다 이삭을 줍는 일이 더 떳떳하고 좋은 일인데도 말이다.

요즘은 “아마프랑가” 하면 가끔 카가메 대통령의 말과 함께 ‘돈을 달라고 하기 전에 떨어진 이삭이라도 주우라’고 말해준다. 여기서는 대통령의 말이 가장 영향력과 설득력이 크기 때문이다.

“구걸에는 존귀함이 없다.(There is no dignity in begging.)”고.

이삭을 줍지 않는 르완다사람들을 보면서 한번 굳어진 생각을 바꾸기가 얼마나 어렵고, 고착된 습관이나 관습을 변화시키는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를 뼈저리게 절감한다.

그래도 기회가 될 때는 언제나 그들과 같이 이삭을 줍는다. 그래서 르완다사람들 스스로 이삭을 줍거나 노력의 대가를 얻으려는 생활을 하도록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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