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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향교와 교동, 한옥마을 월하정인과 성심여고
2011년 06월 30일 (목) 15:48:40 박용근 기자 qcchoe@hanmail.net

전주 한옥마을이 있는 곳은 교동校洞이다. 교동은 학교가 있는 마을이다. 학교는 향교다. 향교 아래에 있는 마을이 교동인 것이다. 도시가 아닌 읍·면에는 교리나 교촌으로 남아 있다.

교동에는 학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교동은 지역의 중심으로 시청, 군청 등 관공서가 몰려 있는 곳이다.

인터넷을 검색해 보면 강릉시 교동에는 강릉시립도서관·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춘천검찰청 강릉지청·동부지방 산림관리청·대한적십자사 강원도지사·강릉시의회·강릉시체육회· 강릉시립교향악단·문화예술회관 등의 공공기관과 영동선의 종착역인 강릉역·영동고속버스터미널·시외버스터미널이 있으며, 강릉종합운동장이 있다.

삼척시 교동에는 삼척시청·삼척시의회·삼척세무서·교동파출소·삼척문화방송국·한국방송공사 삼척중계소 등 공공기관과 삼척대학교, 성균관대학교 해양수련원이 있으며, 삼척공설운동장·삼척해수욕장이 있다.

향교 아래의 마을이 대부분 교동인데 명륜동으로 된 곳도 있다. 서울 성균관아래 마을이 명륜동이다. 서울 외에 부산, 안동, 원주에도 명륜동이 있다.

향교의 명륜당을 따라 명륜동이라 한 것인데 권위적인 명륜동 보다는 교동이 자연스럽고 좋아 보인다. 학교가 있기에 교敎자와도 잘 어울리며, 학교에는 교敎만 있는 게 아니라 교交가 중요한 부분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한옥마을로 유명한 전주 교동, 전주시청 홈페이지의 한옥마을 소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향교가 있는 교동으로 오랜 역사 속에 자연적으로 형성된 한옥마을이 아니란 말인가?

   
 
   
 
을사조약(1905년)이후 대거 전주에 들어오게 된 일본인들이 처음 거주하게 된 곳은 서문 밖, 지금의 다가동 근처의 전주천변이었다. 서문 밖은 주로 천민이나 상인들의 거주 지역으로 당시 성안과 성 밖은 엄연한 신분의 차이가 있었다.

성곽은 계급의 차이를 나타내는 상징물로 존재했던 것이다. 양곡수송을 위해 전군가도(全郡街道)가 개설(1907년)되면서 성곽의 서반부가 강제 철거 되었고, 1911년 말 성곽 동반부가 남문을 제외하고 모두 철거됨으로써 전주부성의 자취는 사라졌다.

이는 일본인들에게 성안으로 진출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으며, 실제로 서문 근처에서 행상을 하던 일본인들이 다가동과 중앙동으로 진출하게 되었다. 이후 1934년까지 3차에 걸친 시구개정(市區改正)에 의하여 전주의 거리가 격자화되고 상권이 형성되면서, 서문일대에서만 번성하던 일본 상인들이 전주 최대의 상권을 차지하게 되었으며, 이러한 상황은 1945년까지 지속되었다.

1930년을 전후로 일본인들의 세력확장에 대한 반발로 한국인들은 교동과 풍남동 일대에 한옥촌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이는 일본인 주택에 대한 대립의식과 민족적 자긍심의 발로였다.  

1930년대에 형성된 교동, 풍남동의 한옥군은 일본식과 대조되고 화산동의 양풍(洋風) 선교사촌과 학교, 교회당 등과 어울려 기묘한 도시색을 연출하게 되었다. 오목대에서 바라보면 팔작지붕의 휘영청 늘어진 곡선의 용마루가 즐비한 명물이 바로 교동, 풍남동의 한옥마을인 것이다.

   
 
   
 
교동 전주 한옥마을은 동쪽의 전주향교와 오목대, 서쪽의 풍남문과 전동성당, 북쪽의 경기전과 태조어진으로 둘러싸인 최고의 명품마을이다.

남쪽에는 무엇이 있을까? 남고산성, 완산칠봉도 있지만 한벽청연寒碧晴烟의 한벽루와 다가사후多佳射帿의 천양정穿楊亭을 잇는 전주천 옥류에 걸린 남천교가 있다. 남천교가 교동의 校敎交에 橋를 추가하게 되는 것이다.

한옥마을이 잘 가꾸어져서 정말 한가로이 걷고 싶은 슬로시티의 전형이다. 예전에 전주에 넓은 길이 팔달로 밖에 없을 때 답답함을 느꼈던 좁은 도로와 골목길이 명품이 되었다.

   
 
   
 
기와집 골목길을 보면 엉뚱하게도 신윤복의 그림이 생각난다. 월하정인月下情人이다. 월침침야삼경양인심사양인지月沈沈夜三更 兩人心事兩人知라는 말. 그믐 달빛은 침침하고 밤은 깊어가는데 양인의 마음은 양인만이 안다네.

교동에는 예전에 향교가 있었지만 오늘날에는 성심여고가 있다. 유명한 전동성당 옆에 위치한 성심여고 학생들의 검은색 세일러복은 남학생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었다. 학창시절에 교동 한옥 골목에서 성심여고 학생과 데이트 한 번 해 보았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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