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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이야기] 전주 색장동은 여근곡이 있어 색장동
2011년 05월 29일 (일) 10:00:32 박용근 기자 qcchoe@hanmail.net
전주에 한옥마을 둘레길이 있다. 숨길이라고도 한다. 이 길은 한옥마을의 오목대, 동헌, 향교를 거쳐 한벽루를 지나 옛 철길을 따라 색장동을 돌아오는 편안하고 상쾌함을 주는 낭만적인 길이다.

한옥마을 둘레길 중 한벽루 한벽굴에서 색장리 인적교까지의 자전거 길을 ‘바람 쐬는 길’이라고도 한다. 그 이름도 좋다. 둘레길이 숨길, 바람 길이 되는 것이다. 바람 불어 좋은 날.

전주천변에 있는 한벽루는 유생들이 풍류를 즐기던 곳으로 전주8경 중 하나다. 예전에 물이 많던 시절에는 한벽청연(寒碧晴煙)이라 일컬어졌다.

   
 
  ▲한벽루에서 본 고덕산  
 
한벽루 앞에서 피어오른 물안개가 서서히 사라져 가는 모습이 절경이라 했으며, 향교와 오목대가 또한 가까워 전주의 선비들이 이곳에서 전주천을 바라보며 풍취를 즐겨왔던 명소였다.

한벽루의 중앙에 서서 정면을 바라보면 고덕산이 보인다. 고덕산이 전주의 진산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 것으로 보인다.

한벽루는 고덕산과 그 산 좌우를 잇고 있는 능선의 산태극과 한벽루의 앞을 돌아 나가는 전주천의 수태극을 바라보게 만들었다.

한벽루를 지나면 자연생태박물관이 있다. 쉬리 모양의 깨끗한 건물이다. 박물관 내부에는 자연생태체험관, 친환경에너지체험관이 있고, 외부에는 수변생태공원과 야생화학습장이 있다.

다음에는 세계 유일 동정부부 순교자 묘 ‘치명자산 성지’가 있다. 동정부부 순교자(유중철, 이순이)묘가 정상에 안치되어 있고 산 정상 암벽에 차도가 없이 지은 화강암 기념 성당이 있다.

동정부부 순교자 묘 위에 있는 기적의 바위(예수 마리아바위)는 하느님만이 조각할 수 있는 천연기념물이다. 산비탈을 타고 등정하며 기도할 수 있는 골로타 십자가의 길은 세상에 가장 돋보이는 성지순례 기도의 길이다.

입구에서 산 정상까지 전 구간 꽃길이 형성되어 최적의 산책과 명상의 길이 되고 있다. 성스러움과 속됨이 뚜렷이 구분된 성지 입구엔 넓은 휴식공간(몽마르뜨 광장)과 숲속 주차장(4,000평)이 있고 걸어서만 기도하며 오를 수 있는 묘역과 성당이 정상에 있다.

   
 
  ▲바람쐬는 길  
 
치명자산 주차장 다음에는 ‘88올림픽 기념 숲’이 조성되고 있다. 88올림픽이 언제 적 일인데 아직도 조성중인지. 조성만 된다면 명품 숲이 될 것이다. 전북도청이 좀 더 힘써주기 바란다.

자동차의 통행은 제한되어 있고 걷거나 자전거만 탈 수 있기 때문에 참 좋다. 길에는 가로수가 잘 자라 있다. 전주천 물길을 바라볼 수 있어 좋다.

가랑비를 맞으며 혼자 걸으면 낭만적일 것 같다.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날 연인과 우산을 받고 걸으면 좋을 것 같다. 비가 억수로 내리는 날에는 넘쳐흐르는 전주천의 물줄기를 바라보며 걸어도 좋을 것 같다.

따뜻한 봄날에 걷는 것도, 비오는 날에도 좋고, 바람 쐬는 길이니 바람 부는 날에도 좋을 것 같다. 함박눈을 맞는 것도, 그 눈을 밟으며 뽀드득 뽀드득 소리를 듣는 것도.

전주천 "각시바위"는 학(鶴)이 이어준 애틋한 사랑과 이별이 담겨져 내려오는 곳으로, 1403년 조선 태종3년 원님의 딸 연화낭자와 정판서의 손자 정용은 학이 살아가는 전주 서학동(棲鶴洞)에서 운명적으로 만난다.

그러던 어느 날, 사냥에 나선 정용은 황소만한 호랑이의 공격을 받아 숨지고 전주천을 따라 떠내려 오자 연화낭자는 남편이 있는 물속에 몸을 던지고 말았다.

그때부터 이 바위를 각시바위라 불렀다. 각시바위의 상류에는 서방바위도 있다. 부부, 연인들이 사랑을 확인하는 장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바람 쐬는 길’의 끝은 색장동 인적교다. 색장동은 정여립의 생가가 있는 곳으로 알려져 왔는데 요즈음 완주군에서는 신리 월암마을을 출생지로 보고 있다. 행사도 한단다.

그런데 멀리 남관 쪽 옥녀봉 아래를 색장리라고 하는 등 여러 가지를 보면 색장리라는 것이 상관면 전체를 아우르는 말일 수도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색장동이라는 이름에 대해서 이유 없이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이유 없이 특이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인터넷 검색을 해 보니 다음과 같이 요약이 된다.

색장동의 원 이름인 색장리의 한자 이름은 현재 빛 색(色)자와 길 장(長), 마을 리(里)자로 되어 있다. 그런데 원래 색장리의 마을 이름이 생성되게 된 계기는 이곳의 지형과 관련이 있다.

색장마을 뒷쪽 산이 담을 쳐 놓은 것처럼 보여서 ‘막은 담’이라 부르다 ‘막은 댐이’가 ‘막은 대미’로 변했고 일제시대에 한자어로 바꾸게 되는데 이때 ‘막은 담’을 막을 색(塞)자에 담장장 (牆)자를 써서 색장리(塞牆里)로 고쳐 부르게 되었다.

그 뒤 광복 후 일선 공무원이 호적 사무를 보는데 어려운 한자를 버리고 같은 음을 가진 쉬운 한자를 쓰는 과정에서 색장리(塞牆里)가 색장리(色長里)로 슬그머니 바뀌어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색장동 여근곡  
 
그런데 전주동부우회도로가 아중리로 넘어가는 고개인 마근대미는 마근대미고, 눈에 확 들어오는 것은 마을 뒷산에 뚜렷한 여근곡이다. 경주 건천읍 여근곡에 전혀 밀리지 않는 모습이다. 기막힌 모습이다.

경주 사람들은 대담하게 드러내놓고 여근곡을 말하는데 이곳 전주 사람들은 여근곡을 마음속에 감춰두고 마근대미만 말하면서 색장리(塞牆里)라 했는데 용감한 공무원이 살짝 드러내 색장리(色長里)라 한 것 같다.

색장리 사람들은 부녀자가 바람이 날까 조마조마하며 살았을까? 아니면 다산과 풍요의 징조로 생각하며 살았을까?

멀리서 바라다 보이는 전주의 진산 고덕산은 그 모습이 성숙한 여인의 젖무덤으로 보이고 정상은 젖꼭지의 모습 그대로여서 모악산과 더불어 이 고장을 풍요의 고장으로 만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모든 것은 상대적인 것이어서 여근곡이 드러나 있는 색장리에서 바라다 본 고덕산은 암컷이 아닌, 온몸에 생기가 가득 차있는 수컷으로 보였다. 생기 가득한 색장리다. 그냥 돌아갈 순 없다.

   
 
  ▲조선술한마당 원두막에서  
 
색장리에서 인적교 건너 남원 가는 17번 국도와 전주천 제방 사이에 ‘조선술한마당’이라는 팻말이 보인다. 이 잘 꾸며진 정원의 원두막에서 연인은 맛있는 사랑의 밀어를 속삭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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